지난 연재글에 이어서 오늘도 비례이론을 탐구한다.

 

비례이론 단원의 순서는 다음과 같이 주어진다:

a) Pascal의 정리를 소개하고 증명한다.

b) Pascal의 정리로부터 선분의 곱을 정의하고 성질을 탐구한다.

------------------------------------지난 글-----------------------------------------

c) 선분의 곱으로부터 비례 이론을 구성한다.

d) 사영기하에서 성립하는 복비에 대한 이론을 구성한다.

 

 

c) 선분의 곱으로부터 비례 이론을 구성한다.

우선 삼각형의 닮음 자체는 비례 이론이 전혀 없어도 합동 공리군만으로 정의할 수 있음에 상기하라:

 

정의 (삼각형의 닮음).

$\triangle ABC, \triangle A'B'C'$이 닮았다는 것은, $$\angle A = \angle A', \angle B = \angle B', \angle C = \angle C'$$를 의미한다.

 

이제 선분의 비례식을 정의한다:

 

정의 (선분의 비례)

네 개의 선분 동치류 $[a], [b], [a'], [b']$에 대해서

$$ [a]:[b] = [a']:[b']$$은 식 $[a][b'] = [a'][b]$를 의미한다.

특히 네 선분 $P,Q,R,S$에 대해서 $$ P: Q = R:S$$는 $$[P] : [Q] = [R]: [S]$$를 의미한다.

 

 

정리 4.6

닮은 두 삼각형의 서로 대응되는 두 쌍의 변들 $P, Q$와 $P',Q'$는 비례식

$$ P:Q = P':Q'$$를 만족한다.

 

증명.

이 증명에서는 닮음인 삼각형들을 $\triangle ABC, \triangle A'B'C'$이라 두고, 편의상 $\angle i$의 대변은 변 $i$ ($i \in \{A,B,C \}$로 표시하기로 한다.

 

우선 두 삼각형이 직각삼각형인 경우부터 증명을 하고, 이후 내심을 이용하여 일반화한다.

 

Case 1. 직각삼각형의 경우 ($\angle A = \angle A' = \rho$)

한 점 O에서 시작하고 서로 수직인 두 반직선 $h,k$를 고려하자. 합동공리군에 의하여, $A, A'$에 대응되는 꼭지점이 $O$가 되면서 $\triangle ABC, \triangle A'B'C'$에 합동인 삼각형을 작도할 수 있다. 일반성을 잃지 않고 새로 작도된 삼각형들을 $\triangle OPQ, \triangle OP'Q'$이라 하자. 또한 반직선 $h$ 위에 $P, P'$가 작도되었다 하자.

 

이때 $\angle P = \angle P'$이므로 $\overline{PQ} \| \overline{P'Q'}$가 성립한다. 

 

이제 반직선 $h$ 위에 $[e]$에 해당하는 점 $E$를 작도하고 $\overline{PQ}, \overline{P'Q'}$에 평행한 직선을 긋고 그 직선이 $k$와 만나는 점을 $F$라 하자.

이제 선분의 곱의 정의로부터

$$ [P][F] = [Q], [P'][F] = [Q']$$이므로

$$ [P][Q'] = [P][P'][F] = [P'][P][F] = [P'][Q]$$가 성립한다.

 

 

Case 2. 일반적인 경우

우리는 (예전에 증명한 바에 따라) 삼각형의 세 내각의 이등분선의 교점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이 점으로부터 세 변까지의 수선이 모두 합동이라는 사실 또한 안다.

이제 $\triangle ABC, \triangle A'B'C'$이 닮음이라 가정하고, 두 삼각형의 내심을 각각 $S, S'$이라 하고 내심으로부터 각 변까지의 수선의 길이를 $r,r'$이라 하자.

 

이제 $S$로부터 $\overline{AB}, \overline{BC}, \overline{CA}$에 내린 수선의 발을 각각 $D,E,F$라 하고 닮음인 삼각형의 대응변도 같은 방식으로 명명하자.

그러면 $\triangle ADS, \triangle A'D'S'$이 닮음이고 나머지 5개 직각삼각형에 대해서도 같은 논의를 할 수 있다.

 

이제 Case 1에 의해서

 

$$ [\overline{AD}][r'] = [\overline{A'D'}][r] \\ [\overline{BD}][r'] = [\overline{B'D'}[r']$$가 성립하고 두 식의 좌변끼리, 우변끼리 더하면

 

$$ ([\overline{AD}]+[\overline{BD}]) [r'] = ([\overline{A'D'}]+[\overline{B'D'}])[r] \\ \Leftrightarrow [\overline{AB}] [r'] = [\overline{A'B'}] [r] $$

 

이제 다른 변에 대해서도 동일한 관계식이 성립하므로, 예컨대 $[\overline{BC}] [r'] = [\overline{B'C'}] [r]$이다.

따라서

 

$$ [\overline{AB}] [\overline{B'C'}] [r'][r] = [\overline{A'B'}] [\overline{BC}] [r][r'] $$

가 성립하고 $[r'][r]$을 소거할 수 있으므로 증명이 완료된다. $\square$

 

 

이로부터 다음의 비례이론의 기본정리를 쉽게 얻을 수 있다:

 

정리 4.7 (비례이론의 기본정리)

한 각의 변들이 두 평행선과 만나서 만들어지는 선분들을 $a,b, a',b'$이라 하면

$$ a:b = a':b'$$가 성립한다.

역으로 네 선분 $a,b,a',b'$가 위의 비례식을 만족하고 $a,a'$과 $b,b'$가 쌍으로 한 각의 변에 있다면 $a,b$의 끝점들을 연결하는 직선과 $a',b'$의 끝점들을 연결하는 직선들은 서로 평행하다.

 

증명.

여기서는 반대방향만 증명한다. 즉, $[a][b'] = [b][a']$일 때 두 직선이 평행함을 보인다.

이제 $b'$의 끝점을 지나고 $a,b$의 끝점을 지나는 직선과 평행한 직선을 긋고, 그 직선이 각의 다른 변과 만나는 점이 정의하는 선분이 속한 동치류를 $[a'']$라 하자.

 

이제 정의에 의해 $[a][b'] = [b][a'']$이고, 따라서 $[b][a''] = [b][a']$이고 이는 $[a'] = [a'']$를 의미한다. $\square$

 

 

 

이제 비례이론으로부터 직선의 방정식을 아르키메데스 공리 없이도 나타낼 수 있음을 보인다.

순서 공리를 이용하여 주어진 직선에 대해 양의 방향과 음의 방향을 구별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제 순서를 구별하지 않았을 때의 동치류를 기준으로 $\overline{AB} \in [a]$라 할 때, 만약 $B$가 $A$의 음의 방향에 있으면 $\overline{AB} \in -[a]$로 정의한다. (이전의 동치류를 방향에 따라서 쪼갠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렇게 확장된 선분의 집합은 실수의 연산법칙을 모두 만족한다.

 

이제 평면 $\pi$상의 점 $O$를 지나고 서로 수직인 두 직선 $X,Y$를 생각한다. 이 직선들은 각각 양의 방향이 존재한다.

$X$축 위에 $O$에서부터 선분 $x$를 그리고, $Y$축 위에 $O$에서부터 선분 $y$를 그린다. 이제 $x,y$의 끝점 각각에서부터 $X,Y$에 수직인 직선을 그리고 그 교점을 $P$라 하면, $x,y$를 $P$의 좌표라 한다. 통상적인 표기법을 따라 $P = (x,y)$로 표기한다.

 

이제 정리 4.7에 의해서 원점 $O$를 지나고 한 점 $C = (a,b)$를 지나는 직선 $l$ 위의 점 $(x,y)$는 다음 비례식을 만족해야 한다:

$$ a:b = x:y \\ ax - by = 0$$

 

이 방정식을 직선의 방정식이라 한다.

 

이러한 방법을 사용하면 아르키메데스 공리 없이 좌표평면을 구성할 수 있고, 해석기하를 도입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라.

 

마지막으로 (이전까지는 가정하지 않았던) Archimedes 공리를 가정하면, 모든 선분의 동치류는 한 실수로 대응시킬 수 있음을 다음의 과정을 통해 보이고자 한다:

 

(1) 한 직선에서 임의의 두 점을 택하여 이를 $0,1$이라 한다.

(2) 선분 $\overline{01}$을 2등분하여 그 중점을 $\frac{1}{2}$라 한다.

(3) 귀납적 정의를 통해 $\overline{0 \frac{1}{2^{k}}}$의 중점을 $\frac{1}{2^{k+1}}$라 한다.

(4) $\overline{0 \frac{1}{2^{n}}}$을 $1$의 방향으로 $m$번 연속 작도한 점을 $\frac{m}{2^{n}}$이라 한다.

(5) 이제 직선상의 어떤 점 $P$가 있으면 고정된 $n$에 대해 $\overline{0 \frac{m}{2^{n}}} > \overline{0P}$가 성립하는 최소의 $m$이 있다. 이제 이 $n$에 대한 수열은 실수에서 어떤 수 $\alpha$로 수렴한다. 그러면 $P$에 $\alpha$를 대응시킨다.

(6) 이러한 대응을 바탕으로 직선상의 모든 점에 유일한 실수가 대응된다. 더욱이 순서 관계는 삼분법을 만족한다. 다만 모든 실수가 직선 상의 유일한 점에 대응되는지는 완비성 공리를 가정하느냐에 따라 달려 있다.

 

 

따라서 Archimedes 공리를 가정한 기하계를 다루는 것은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실수 체계의 길이, 크기를 가진 기하를 다룬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이후 사영기하를 살펴볼 때에는 무한대의 점 (Points at infinity)를 다루는데 이는 사영기하계를 다룰 때는 기본적으로 아르키메데스 공리를 가정하지 않음을 뜻한다.

 

 

d) 사영기하에서 성립하는 복비에 대한 이론을 구성한다.

이제 사영기하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기에 앞서 사영기하와 Cartesian 기하의 차이점을 잠깐 다루고 넘어간다.

일반적인 Cartesian 기하에서는 선분의 길이나 각의 크기 등이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이는 Cartesian 기하에서 주로 다루는 사상이 고체운동이고, 고체운동이 길이나 크기를 보존하기 때문이다.

반면 사영기하서 다루는 사영사상은 이후 살펴보겠지만 선분의 길이, 각의 크기, 선분의 길이의 비는 보존되지 않는 성질들이고, 대신 선분의 복비는 보존이 된다.

 

이처럼 서로 다른 기하를 구분하는 것은 그 기하에서 중요하게 살펴보는 변환들이 보존하는 성질들이다. 고전 기하학은 유클리드 평면이라는 틀 내에서 특정한 성질들을 밝혀내는 데 주력했다면, 현대 기하는 F. Klein이 Erlangen Program에서 제시한 "변환군에 의한 기하" 연구프로그램을 받아들여, 특정한 변환군에 의해 변하지 않는 성질을 기준으로 하여 기하체계를 분류한다.

 

 

먼저 사영변환을 정의한다. 어떤 공간기하에서 $\pi, \pi'$가 두 평면이고 $O$는 이 평면들에 있지 않은 한 점이라 하자. 두 가지 경우가 있다:

Case 1) $O$가 무한대의 점이 아닐 때

$\pi$상의 한 점 $P$에 대해서 $P$와 $O$를 연결하는 직선이 $\pi'$과 만나는 점 $P'$을 대응시키는 것은 $\pi$의 $\pi'$으로의 중심사영이라 하고, $P'$은 $P$의 상이라 한다.

 

Case 2) $O$가 무한대의 점일 때

이제 모든 사영직선들은 서로 평행하고, 이러한 사영을 평행사영이라 부른다. Case 1과 마찬가지로 $P$에 대응시키는 점은 $\overleftrightarrow{OP}$와 평면 $\pi'$의 교점 $P'$이다.

 

 

이 두 가지 사영변환의 결합은 공간기하에서 하나의 을 이룬다.

 

유사하게, 평면에서의 사영변환은 직선 $l$과 $l'$이 있고 (무한대의 점일 수 있는) 점 $O$가 있을 때, $l$ 위의 점 $A$를,  직선 $AO$와 $l'$의 교점 $A'$로 보낸다. 이러한 변환 역시 군을 이룸을 알 수 있다.

 

 

사영변환은 점을 점으로, 직선을 직선으로 보내며 점과 직선의 접속 관계, 세 점의 순서 관계를 유지함은 쉽게 알 수 있다. 반면 각의 크기나 선의 길이, 선의 길이의 비는 보존하지 않는다. 따라서 (책의 표현을 단어 그대로 빌리면) "삼각형의 개념은 사영성질이지만 '정'삼각형, '이등변'삼각형 등은 사영성질이 아니다."

 

 

다음은 복비라는 개념이 사영변환에 의해 보존되는 사영성질임을 보이고자 한다. 우리가 복비를 정의하는 공간은 Cartesian 평면 위에 무한대의 점을 결합한 형태의 것으로, $x$축이라 정의하는 직선 $l$이 있고 양의 방향이 정의되어 있을 때, 무한대의 점 $O$와 Cartesian 평면 위의 점 $P$를 이은 선분은 $P$서 시작하고 양의 $x$축과 (연장했을 떄) 어떤 특정한 각을 만드는 반직선으로 정의한다. 이제 $\overline{OP}$는 이 새로운 기하계에서 "선분"에 불과하지만, 예컨대 통상적인 단위 길이 선분을 아무리 연결하더라도 이 선분을 넘을 수 없으므로 이 새로운 기하계는 Non-Archimedean하다.

 

 

이제 복비를 정의한다.

 

정의 4.3 (복비)

직선 $l$상에 순서가 있는 무한대의 점이 아닌 네 점 $A,B,C,D$에 대해 다음의 비례식

$$(ABCD) := \frac{AC}{BC} / \frac{AD}{BD} = \frac{AC*BD}{BC*AD}$$

를 복비라 한다. 여기서 각 선분은 $l$의 방향에 따라 적절한 부호를 가진다.

 

만약 $l$상에서 방향을 반대로 잡으면 복비의 네 구성성분에 모두 - 기호를 붙여야 하므로 복비 자체는 불변임을 알 수 있다.

 

 

다음은 복비가 사영변환에 의해 불변함을 나타내는 정리이다.

 

정리 4.8

직선상의 네 점의 복비 $(ABCD)$는 사영성질이다.

 

증명.

직선 $l$ 위에 네 점 $A,B,C,D$가 놓여 있고 직선 $l'$이 주어져 있으며 이것이 $O$에 대한 사영변환의 상이라 하자.

이제 두 가지 경우로 나눈다.

 

Case 1. $O$가 무한대의 점인 경우

이 경우 $\overrightarrow{AA'} \| \overrightarrow{BB'} \| \overrightarrow{CC'} \| \overrightarrow{DD'}$가 성립하고, 따라서 비례이론의 기본정리 4.7로부터

$$ BC : B'C' = AC : A'C', BD : B'D' = AD : A'D'$$

가 성립하여 복비가 같음을 바로 알 수 있다.

 

Case 2. $O$가 무한대의 점이 아닌 경우

Cartesian 평면 위에서 삼각형의 "면적"이 잘 정의되며, 특히 다음의 사실을 안다:

 

$\triangle ABC$의 면적은 $\frac{1}{2} \overline{AB} \overline{BC} sin(\angle B)$ 로 주어진다.

 

 

여기서 $A,B,C,D, A',B',C',D', O$ 모두 무한대의 점이 아니므로, 이러한 삼각형 면적 공식을 사용하여도 된다.

직선 $l$로부터 $O$까지의 거리를 $h$라 하면,

$$Area(\triangle OAC) = \frac{1}{2} h AC = \frac{1}{2} OA*OC sin(\angle AOC) \\ Area(\triangle OBC) = \frac{1}{2} h BC \\ ...$$

가 성립함을 안다. 또한 $\angle AOC = \angle A'OC', \angle BOC = \angle B'OC', ...$도 성립함을 안다.

 

이제

 

$$ (ABCD) = \frac{AC*BD}{AD*BC} \\ = \frac{OA*OC*sin(\angle AOC)}{OB*OC*sin(\angle BOC)} * \frac{OB*OD*sin(\angle BOD)}{OA*OD*sin(\angle AOD)} \\ = \frac{sin(\angle AOC)}{sin(\angle BOC)}*\frac{sin(\angle BOD)}{sin(\angle AOD)} \\ = (A'B'C'D') $$

 

이다. $\square$

 

 

이상의 논의를 통해 복비가 사영변환에 의해 불변함을 논의하였다.

 

 

 

 

다음 연재글부터는 5장. 평면 면적 이론에 들어가서, 앞서 복비의 불변성을 증명할 때 가정했던 '면적'의 개념을 더 깊이 탐구할 예정이다. 특히 4장과 마찬가지로 Archimedean 공리 없이 면적 이론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가 관심사인데, 약간의 제한만을 가미하면 답이 그렇다는 사실을 탐구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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