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석. 이 단원에서 선분을 수처럼 다루고 연산을 하는 작업을 거치는데, 책에서는 이것에 대한 정당화가 충분치 않아서 필자가 정당화 과정을 추가로 채워넣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Cartesian 평면에서는 모든 선분이 (음이 아닌) 실수의 길이를 가지며, 방향까지 고려한다면 실수의 길이를 가지며, 선분을 더하고 빼는 작업이 자유롭고 닮음이 잘 정의된다.

 

그렇다면 실수체가 아닌 다른 체로부터 정의된 기하에서도 닮음이론을 정의할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특히 실수의 부분대수체가 아니거나 Archimedean하지 않은 체로부터 만든 기하 이론의 경우 이것이 문제된다.

 

이 단원의 순서는 다음과 같다:

 

a) Pascal의 정리를 소개하고 증명한다.

b) Pascal의 정리로부터 선분의 곱을 정의하고 성질을 탐구한다.

c) 선분의 곱으로부터 비례 이론을 구성한다.

d) 사영기하에서 성립하는 복비에 대한 이론을 구성한다.

 

이 장에서는 기본적으로 평면을 가정하고, 관련된 공리군 (1)~(4)를 가정하지만 공리군 (5)는 가정하지 않음에 유의하라. 

 

 

 

 

 

비례 이론에 대한 동기부여를 위하여 Cartesian 평면에서의 삼각형의 닮음관계를 고려하여 본다.

두 삼각형 $\triangle ABC, \triangle A'B'C'$이 닮았다는 것은 대응각이 합동이라는 의미이다. 이는 아르키메데스 공리를 가정하지 않고도 충분히 정의할 수 있다.

 

또한 두 삼각형이 닮음이면, 대응변의 비가 일치한다는 사실을 안다. 일반적인 Cartesian 평면에서는 이것이 실수로 주어지므로 비율이 쉽게 정의된다. 즉 $a:b = c:d \\ \Leftrightarrow ac = bd$이다. 우리는 선분의 길이를 모르는 상태에서 이것과 유사한 정리를 증명하고자 한다.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길이를 모르더라도) 선분의 곱을 정의할 필요성이 존재할 것이다. 또한 이렇게 정의한 선분의 곱은 실수와 마찬가지로 가환법칙, 결합법칙, 분배법칙 등을 만족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a) Pascal의 정리를 소개하고 증명한다.

책에서 소개하는 이 정리는 Pappus-Pascal 정리의 특수한 형태라 한다. 결국 이 정리는 선분 곱을 정의할 때 각종 연산법칙이 성립함을 보이기 위한 도구이므로, 여기서도 특수한 경우만을 소개한다.

 

정리 4.1 (Pascal 정리) 

두 직선 $l, l'$은 한 점 $O$서 만나고, 세 점들 $A,B,C$와 $A',B',C'$은 각각 $l, l'$상의 $O$가 아닌 점들이라 하자.

이제 $CB' \| BC', CA' \| AC' \Rightarrow BA' \| AB'$가 성립한다.

 

 

증명을 진행하면서 인생을 덜 힘들게 만들기 위해 우선 표기법에 대한 약속이 필요하다.

직각삼각형의 한 예각 $\alpha$가 주어져 있고, 빗변이 $[c]$의 원소로 주어져 있다 하자.

이제 빗변과 각 $\alpha$를 이루는 직각삼각형의 변은 어떤 유일한 동치류 $[a]$의 원소일 것이다.

 

이제 우리는 이를

 

$$ [a] = \alpha [c]$$

로 표기하기로 한다.

 

 

보조정리 4.2

임의의 동치류 $[c]$와 예각 $\alpha, \beta$에 대하여

$$ \alpha \beta [c] = \beta \alpha [c] $$ 가 성립한다. 즉, 이 식에서 $\alpha, \beta$는 가환적이다.

 

 

증명.

 $\overline{AB} \in [c]$라 가정하자. 이제 $\overline{AB}$의 양쪽에 각각 $\alpha, \beta$의 크기를 가지고 $\overrightarrow{AB}$를 한 변으로 가지는 각을 작도하고, $B$서 두 각의 다른 변들에 수선을 내려 그 발을 각각 $C,D$라 하고, $\overline{CD}$서 $A$에 내린 수선의 발을 $E$라 하자.

 

이제 $\angle ACB = \angle ADB = \rho$이므로 $\square ACBD$는 마주보는 두 내각의 합이 $2\rho$로, 원에 내접한다. 따라서 $\angle BCD = \angle BAD = \beta$임을 알고, $\angle CAE = \beta, \angle DAE = \alpha$이다.

 

이제 $$\alpha \beta [c] = \alpha [\overline{AD}] = [\overline{AE}] \\ \beta \alpha [c] = \beta [\overline{AC}] = [\overline{AE}]$$가 성립하여, 증명이 끝난다. $\square$

 

정리 4.1의 증명.

선분 $\overline{A'B}$에 그은 수선에 $\overline{AB'}$ 또한 수직임을 보일 것이다. 만약 이를 보인다면, 평행선 공리에 의해 $\overline{AB'} \| \overline{A'B}$가 성립할 것이다.

 

이제 정리에 등장하는 선분들이 속하는 동치류에 이름을 붙인다.

$\overline{OA} \in [a], \overline{OB} \in [b], \overline{OC} \in [c], \overline{OA'} \in [a'], \overline{OB'} \in [b'], \overline{OC'} \in [c'] \\ \overline{CB'} \in [l], \overline{BC'} \in [l^{*}], \overline{AC'} \in [m],\overline{A'C} \in [m^{*}], \overline{BA'} \in [n], \overline{AB'} \in [n^{*}]$

 

 

이제 $O$서 $\overline{B'C}$로 내린 수선과 $l, l'$이 이루는 각을 각각 $\lambda, \lambda'$, $\overline{C'A}$로 내린 수선과 $l,l'$이 이루는 각을 각각 $\mu, \mu'$, $\overline{A'B}$로 내린 수선과 $l,l'$이 이루는 각을 $\nu, \nu'$이라 하자.

 

다음의 사실들을 (직각삼각형의 정의, $\overline{AC'} \| \overline{A'C}, \overline{B'C} \| \overline{BC'}$라는 사실과 앞서 약속한 표기를 상기하면) 쉽게 도출할 수 있다:

 

$$ \lambda [c] = \lambda' [b], \mu' [a'] = \mu [c], \nu' [a'] = \nu [b] \\ \lambda' [c'] = \lambda [b], \mu' [c'] = \mu [a]$$

 

 

이제 보조정리 4.1의 가환성을 이용하여 $\nu' [b'] = \nu [a]$임을 보일 것이다.

우선, $\nu' [a'] = \nu [b]$의 양변에 $\mu' \lambda'$을 합성한다.

 

이제

 

$$ \lambda' \mu' \nu' [a'] = \lambda' \mu' \nu [b] \\ \Leftrightarrow \lambda \nu' \mu' [a'] = \mu' \nu \lambda' [b] \\ \Leftrightarrow \nu' \lambda \mu[c] = \nu \lambda' \mu' [c'] \\ \Leftrightarrow \nu' \mu \lambda' [b'] = \nu \lambda' \mu [a] \\ \lambda' \mu \nu' [b'] = \lambda' \mu \nu [a] \\ \Leftrightarrow \nu' [a'] = \nu [b]$$이다.

 

 

여기서 cancellation이 왜 성립하는지 의아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ASA 합동으로 바로 도출되는 결과이다. 밑변이 같고, 직각은 서로 합동이고, 다른 각 역시 $\alpha$로 같기 때문에 빗변 역시 같아야 하는 것이고, 이는 $[x] \cap [y] \neq \emptyset$임을 의미한다.

 

 

이제 $\nu' [b'] = \nu [a]$의 의미를 고려하여 보자. 이는 $O$서 $\overline{A'B}$에 내린 수선 $k$에 대해, $A$서 $k$에 대해 내린 수선의 발과 $B'$서 $k$에 대해 내린 수선의 발이 일치함을 의미하며, $A$서 내린 수선을 연장한 직선과 $B'$서 내린 수선을 연장한 직선은 평행하거나 일치해야 하는데 일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다시 $\overline{AB'}$과 $k$의 교점이 사실은 $O$서 $\overline{AB'}$에 내린 수선의 발임을 의미하고, $\overline{AB'}$이 $\overline{A'B}$의 수선과 수직임을 의미하며 $\overline{A'B} \| \overline{AB'}$를 의미한다. $\square$

 

 

b) Pascal의 정리로부터 선분의 곱을 정의하고 성질을 탐구한다.

이제 우리는 선분의 곱을 정의할 때 이 연산이 좋은 성질을 가질 것임을 확신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절에서는 선분 (정확히는 선분의 동치류)의 덧셈과 곱셈을 정의한다.

 

정의. (선분 동치류의 덧셈)

$[a],[b],[c]$가 세 동치류라고 하자.

이제 $[a]+[b]$는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overline{AB} \in [a]$가 되도록 점을 잡고, $\overrightarrow{AB}$ 위에서 $\overline{BC} \in [b]$가 되도록 $C$도 잡는다.

이제 $$[a]+[b] := [\overline{AC}]$$로 정의한다.

 

특히 $\overline{AC} \in [c]$이면 $[a]+[b] = [c]$이다.

 

 

#주석. $C$를 잡을 수 있는 것은 합동공리 3-1 덕분임을 상기하라.

 

 

정의. (선분 동치류의 곱셈)

$[a],[b],[c]$가 세 동치류라 하자.

이제 $[a][b]$는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단위 동치류 $[e]$를 정의한다. 이 동치류에 속한 모든 선분의 길이는 "1"이라는 기호로 표시한다.

 

한 점 $O$에서 시작하고 서로 수직인 두 반직선 $h,k$를 생각하자. 

이제 $h$ 위에 두 점 $A,B$를 잡는데, $\overline{OA} \in [e], \overline{OB} \in [b]$라 하자.

또한 $k$ 위에 점 $C$를 잡아, $\overline{OC} \in [a]$라 하자.

 

이제 $\overline{AC}$에 평행하고 $B$를 지나는 유일한 평행선이 반직선 $k$와 만나는 점을 $D$라 하면,

$$[a][b] := [\overline{OD}]$$

로 정의한다.

 

 

선분의 덧셈에 대한 가환, 결합법칙은 합동 공리군으로부터 쉽게 얻어진다. 따라서 여기서는 곱의 가환법칙, 결합법칙 그리고 분배법칙을 증명하고자 한다.

 

 

정리 4.3

선분의 곱은 가환법칙 $[a][b] = [b][a]$를 만족한다.

 

증명.

곱을 정의한 대로 $[a][b]$를 작도한다. 두 반직선을 $h,k$라 하고 $h$ 위에 $[e], [b]$를 작도한 점들을 각각 $1, B$라 하고, $k$ 위에 $[a], [a][b]$를 작도한 점들을 $A,C$ 하자. 이제 $[e]$가 작도된 반직선에 $[b]$도 작도하고 그 점을 $D$, $[e]$가 작도되지 않은 반직선에 $[a]$도 작도하고, 그 점을 $E$라 하자. 그러면 $\overline{1A} \| \overline{BC} \overline{AD} \| \overline{BE}$ 이므로 Pascal의 정리에 의해 $\overline{CD} \| \overline{1E}$가 성립, $[b][a] = [a][b]$여야 한다. (이는 평행선 공리에 의해 성립한다; 두 선분이 평행하기 때문에 $O$ㄹ를 한 끝점으로 가지고 $k$ 위에 작도한 $[b][a]$의 선분의 끝점이 다른 점일 수가 없음을 의미한다.) $\square$

 

정리 4.4 선분의 곱은 결합법칙 $a(bc) = (ab)c$를 만족한다.

증명.

두 반직선 $h,k$에 대해 $h$ 위에서 $[1], [b]$를 작도하고 $k$ 위에서 $[a],[c]$를 작도한다.

이제 곱의 정의를 이용하여 $h$ 위에 $[d] := [a][b], [f] := [c][b], [c][d]$를 작도한다.

이제 $[a][f]$를 작도하고자 하면, Pascal의 정리에 의해 $[a][f] = [a]([c][b])= [c][d] = [c]([a][b])$이고, 가환법칙을 이용하면 $[a]([b][c])  = ([a][b])[c]$이다. $\square$

 

 

정리 4.5 선분의 연산은 분배법칙 $[a]([b]+[c]) = [a][b] + [a][c]$를 만족한다.

증명.

기원이 $O$인 두 반직선을 $h,k$라 하고 $h$ 위에 $[b], [e], [c], [b]+[c]$를 작도하고 $k$ 위에 $[a],[a][b], [a][c], [a]([b]+[c])$를 작도한다.

이제 삼각형의 합동에 의해서 그림에서 빗금친 두 삼각형은 합동이고, 평행사변형의 두 맞변은 합동이므로 (이는 대각선을 그어보고 평행선 공리를 사용하면 쉽게 알 수 있다) $[a][c]$를 작도한 점과 $[a]([b]+[c])$를 작도한 점의 선분은 $[a][b]$에 속하는 선분이고, 따라서 $[a][b] + [a][c] = [a]([b]+[c])$임을 안다.

$\square$

 

 

이로써 우리는 실수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동치류끼리의 연산을 정의하여, 그 연산이 실수처럼 가환성/결합성/분배성을 가질 수 있음을 살펴보았다. 다음 연재글에서는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삼각형의 비례에 대한 이론을 다루고자 한다.

또한 사영에 의해서 선분의 길이나 각, 그들의 비 같은 성질은 보존되지 않는 반면, 복비라는 성질은 특수하게도 사영에 의해 보존됨을 살펴볼 것이다.

+ Recent posts

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