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100만년 만에 정규연재글과 비슷한 무언가로 돌아온 필자이다.

최근 필자가 복습에 굉장히 게을렀는데, 이유는 첫째 진짜 게을러서(...)이고 둘째는 한 주 동안 아팠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 과제를 하면서 책도 찾아보고 필기도 뒤져가면서 나름 큰 그림부터 다져가는 작업을 하였고, 기말고사 범위의 내용들은 세부적인 증명이나 caveat들은 나중에 채우는 방식으로 공부하기로 했다. 물론 이러면 성적은 100% 타격을 받을 것이다. 그렇지만 장기적으로는 이 새로운 방식이 좋다고 생각할 뿐만 아니라, 큰 그림에 집중하면 보다 더 본질적인 고민 (이 과목을 도대체 왜 배우는가?)에 신경을 쓸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따라서 오늘은 Rudin 11단원. Lebesgue Theory의 큰 그림을 소개하고자 한다.

 

 

우리는 리만-스틸체스 적분을 배우면서, $f: \mathbb{R} \to \mathbb{R}$ 꼴의 실함수들이 예컨대 연속이거나 유한 점에서만 불연속하고 $\alpha$가 $f$의 불연속점들에서 연속이라면 폐구간 $[a,b]$에서 $f$의 크기에 대한 정보를 함축하는 하나의 좋은 숫자를 스틸체스 적분, 즉 $\int_{a}^{b} fd\alpha$의 작업을 통해 얻을 수 있었다. 이 작업이 또한 선형성과 단조성을 만족한다는 사실은 결코 사소하지 않은 사실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그 모든 장점에도 불구하고 결국 실함수에서만, 그것도 꽤나 제약적인 조건이 붙는 실함수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나중에 살펴보겠지만, 어떤 함수가 폐구간에서 리만적분가능할 필요충분조건은 거의 모든 곳에서 연속인 것이다). 따라서 르벡 이론의 제 1 목표는 더 일반적인 공간을 정의역으로 가지는 실함수들의 크기에 대한 정보를 잘 요약하는 적분을 정의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함수다 하더라도 정의역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 우리는 적분을 정의할 수 없다. 에컨대 집합 전체에서 1로 정의된 함수는 집합 절반에서는 1, 절반에서는 0으로 정의된 함수보다 '크다'고 직관적으로 말하고 싶다. '집합 전체', '집합 절반'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집합의 크기를 재는 어떤 도구가 필요하고, 르벡 이론에서는 이를 측도가 맡는다. 이런 도구들이 아무렇게나 정의되어서는 곤란할 것이고, 예컨대 '크기는 음이 아니다'라는 직관과 일치하도록 양의 실수 또는 $+\infty$만을 가지도록 정의될 것이고, '크기는 가법적이다'라는 직관과도 일치하도록 정의될 것이다.

 

 

(의문: msble function이 어디서 나타나야 하는가??)

 

 

특히 $\mathbb{R}^{n}$에서는 우리가 이미 크기에 대해 가지고 있는 직관이 있다: n-box $\Pi_{i=1}^{n} (a_{i}, b_{i})$의 크기는 $\Pi_{i=1}^{n} (b_{i}-a_{i})$여야 한다는 직관이 그것이다. 따라서 특별히 $\mathbb{R}^{n}$에 대해서는, 이러한 직관과 일치하면서 위에서 살펴본 n-box보다 넓은 종류의 집합들에서 정의할 수 있는 측도가 존재하는지가 관심사일 것이다. 그런데 Vitali set와 같은 반례가 이야기하듯, 이런 직관들을 모두 유지하면서 $\mathbb{R}^{n}$의 모든 부분집합에 대해 크기를 잘 정의할 수 없다. 따라서 필연적으로 이런 성질들이 잘 유지되는 집합들 위에서만 측도를 정의하려고 하는데, 이런 노력의 결과가 $\sigma$-ring, $\sigma$-algebra라고 할 수 있다.

 

 

 

정리하자면, 르벡 이론의 목표는 보다 일반적인 함수들의 크기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적분을 정의하는 것이다. 이것을 하기 위해서는 정의역의 크기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하므로 측도가 필요하다. 그런데 임의의 집합에 대해서 측도를 정의하려고 하면 크기에 대한 직관과 충돌하는 지점이 생기므로, 크기에 대한 직관 (음이 아닌 성질이나 가법성)을 유지할 수 있는 집합의 범위를 표현하기 위해서 $\sigma$-ring, $\sigma$-algebra의 언어가 필요하다.

 

 

수학에서 자주 나타나는 특징이지만, 이러한 이론적 필요성과 교재의 내용의 전개 방향은 정반대이다. 먼저 책에서는 $\sigma$-ring, $\sigma$-algebra를 정의한다. 이후 측도를 정의하기 위해 set function을 이야기하고, 특히 $\mathbb{R}^{n}$에서 n-box들에 대한 직관을 유지하는 측도인 Lebesgue measure가 elementary set들의 (어떤 의미에서의) closure, 나아가 그 closure의 집합들의 가산합집합들로 이루어진 어떤 $\sigma$-algebra서 잘 정의됨을 보이는 구성과정을 거친다. 이런 모든 과정을 거친 후에야 measure space에서 정의된 measurable function의 적분을 정의한다.

 

 

 

 

다음 연재에서는 따라서 첫 번째 파트인 set functions, $\sigma$-rings, $\sigma$-algebras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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